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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원] "공이 정말 갔나" "그게 좀 찝찝"…동상이몽 고영표의 첫 이닝 '위기관리'

결국 희비가 갈린 건 '1회'였다.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양팀 감독은 전날 경기 1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일 맞대결을 10-6으로 승리한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두산전 위기 때는 맞았는데 어제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었다"며 "1회 또 그러기에 '공이 정말 갔나(구위가 떨어졌나)'라는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1회를 최대한 넘겨야 한다고 했는데 넘기면서 자신감을 갖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2일 선발 등판한 KT 고영표는 6이닝 7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부진(4이닝 13피안타 9실점)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1회 초 박찬호와 김도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강철 감독이 구위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고영표는 버텼다. 소크라테스, 최형우, 이우성을 모두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2회 이후 순항한 고영표는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1회) 선취점을 뽑았으면 좋은 게임할 수 있었을 거 같다. 연속 안타가 나오고 난 뒤 한 점만 빼냈으면 우리가 유리하게 갈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게 좀 찝찝하더라"며 "점수를 많이 내고 많이 주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1회 한 점만 빼냈으면 싶은 생각이 아직도 있다"고 아쉬워했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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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완벽한 투구" 브랜든 7이닝 위력, KT 8연승 막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29·두산 베어스)이 KT 위즈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브랜든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7-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승(2패)째를 따낸 브랜든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57에서 2.14로 낮췄다. 아울러 직전 등판인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전 부진(4이닝 7피안타 8실점)을 말끔하게 씻어냈다.이날 경기 전까지 KT는 상승세가 가파랐다. 지난달 28일 NC다이노스전부터 무려 7연승을 질주했다. 4일 두산전 승리로 3위로 도약하기도 했다. 두산으로선 5일 맞대결마저 패하면 KT와의 승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 해결사는 브랜든이었다. 시즌 세 번째 7이닝 투구로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브랜든은 1회 초 1사 후 문상철의 내야 안타 이후 황재균을 10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에는 박병호를 초구 유격수 땅볼로 유도,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두산은 1회 말 안타 3개와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3득점, 2회 말에는 1사 1루에서 터진 정수빈의 1타점 3루타로 4-0까지 앞섰다.브랜든은 3회 초 2사 후 앤서니 알포드의 우중간 2루타로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문상철을 1루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4회 초와 5회 초는 연속 삼자범퇴. 6회 초 2사 1·2루 위기에선 이호연을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7-0으로 앞선 7회 초에도 마운드를 밟은 브랜든은 투구 수 10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8회 초 불펜을 가동, 이형범을 마운드에 세웠다. 8회에만 대거 4실점하며 KT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불펜 물량 공세로 고비를 넘겼다. 9회 등판한 홍건희가 1이닝 무실점 세이브. 이승엽 감독은 경기 뒤 "브랜든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고 흡족해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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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9K와 9실점, 널을 뛴 와이드너 습관 노출? 구위 저하?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NC 다이노스)의 '널뛰기 피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와이드너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혼쭐났다. 선발 등판한 그는 1회 말에만 안타 4개(2루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 했다. 2회도 마찬가지였다. 실점은 1점이었지만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힘겹게 이닝을 막았다. 이날 경기 기록은 4와 3분의 2이닝 9피안타 9실점(9자책점).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주중 첫 경기가 아니었다면 더 이른 시점 강판당할 수 있었다. 그만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KBO리그 데뷔전 결과와 판이했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30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최고 151㎞/h까지 찍힌 위력적인 직구(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조합, 탈삼진을 무려 9개(볼넷 1개)나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배트를 유인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뒤 "와이드너가 완벽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대량 실점하며 '0'이던 평균자책점이 7.59까지 치솟았다. 삼성전 피안타율은 0.391(시즌 0.256)에 이른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28일 1군 등록 전 퓨처스(2군)리그에서 2경기를 소화했다.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졌다. 경기 감각 회복 차원에서 2군 경기를 뛰었는데 이 기간 글러브 동작과 관련한 투구 습관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흔히 말하는 '쿠세(투구 습관)'가 노출돼 이 부분을 조정한 것이다. 두산전 쾌투로 큰 문제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삼성전 난타로 물음표가 붙었다. 타자들이 너무 쉽게 때려내니 관련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삼성 A 타자는 "구위가 조금 떨어져서 그런지 타석에서 공이 잘 보였다"고 말했다.삼성전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구속이다. 이날 와이드너의 최고 구속은 148㎞/h로 두산전 대비 3㎞/h가 느렸다. 평균 구속은 더 떨어졌다. 1회 대부분의 직구 구속이 145㎞/h를 넘지 않았다. 4회와 5회에는 130㎞/h대 후반까지 찍혔다. 구속이 뒷받침하지 않으니,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가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허리 문제로 이탈했다는 그의 이력을 고려하면 '구속 저하'는 만만하게 볼 사안이 아닐 수 있다. 다음 등판에서도 문제점이 반복하면 NC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 첫 두 번의 등판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와이드너. 그의 세 번째 등판은 오는 11일 창원 SSG 랜더스전이 유력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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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12패' 백정현의 시즌 첫 승리, 잠실구장의 '편안함'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행이 꼽은 백정현(35)의 시즌 첫 승리 비결 중 하나는 잠실구장이 주는 '편안함'이었다. 백정현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백정현의 시즌 성적은 12패 평균자책점 6.00. 18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는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두산을 제물로 2022년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4일 두산전이 우천으로 순연되기 전 박진만 대행은 "내 생각에는 투수들에게 잠실구장은 심리적으로 장타가 많이 나오는 구장이 아니다. 넘어갈 수 있는 타구가 잡히고, 그러면서 선발 투수들이 느끼는 편안함이 있지 않나 싶다"며 "(백)정현이가 공격적으로 대처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백정현은 올 시즌 내내 피홈런이 고민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개(2위 이의리·18개)의 피홈런을 허용, 대량 실점을 반복했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영향도 적지 않았다. 라팍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99.5m 센터가 122.5m. 잠실구장(좌우 폴 100m, 센터 125m)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다. 더욱이 라팍은 구장이 팔각형 모양에 가까워 외야 펜스가 곡선이 아닌 직선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우중간과 좌중간이 짧고 바람까지 외야 쪽으로 분다. 백정현은 시즌 피홈런 19개 중 15개를 라팍에서 허용했다. 홈구장이어서 많이 등판하는데 피홈런까지 억제되지 않으니 성적이 악화 일로를 걸었다. 잠실구장의 편안함 때문일까. 백정현은 3일 경기에서 과감하게 공을 던졌다. 투구 수 97개 중 61개(62.9%) 가 스트라이크였다. 박진만 대행은 "정현이가 라팍이라고 해서 장타가 나온다는 생각을 바꿔 어제와 같이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는 경기 초반 대량 득점은 아니어도 선제점(3회까지 3-0 리드)을 올렸고 이런 분위기(투수 친화적)의 구장에서 하다 보니까 적극적으로 들어가더라. 공격적으로 승부하니까…(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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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 요키시 휴식, 2위 키움이 더 무서운 '이유'

급할수록 돌아간다. 키움 히어로즈가 에릭 요키시(33)의 휴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5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앞서 "계획했던 거니까 요키시는 일요일(19일·고척 LG 트윈스전)에 던지고 한 템포 쉬어간다"고 말했다. 요키시는 전날 열린 두산전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7승(4패)째를 따내 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선두 SSG 랜더스와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말 그대로 '가시권'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다. 지난 1일부터 열흘 동안 토종 에이스 안우진을 1군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오는 20일엔 요키시를 선발 로테이션에서 뺀다. 어디가 아픈 것도, 구위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전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교훈이다. 선두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아직은 몇 경기 버티기 작전"이라며 "선발에 과부하가 걸려 한두 명이 빠지면…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 이 팀에 오래 있으면서 겪었던 교훈"이라고 했다. 키움은 지난해 선발진에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시즌 중에는 한현희가 방역 지침 위반 징계로 이탈하는 돌발 변수까지 발생했다. LG에서 정찬헌을 트레이드로 영입,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아무리 성적이 좋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선발 로테이션이 매끄럽게 돌아가지만 '휴식'을 나눠주는 것도 이 이유다. 홍원기 감독은 시즌을 멀리 본다. 그는 "급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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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아주 조용히 두 마리 토끼 쫓는 삼성 백정현

삼성 왼손 투수 백정현(34)이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올 시즌 초반 삼성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KT, LG, SSG와 '4강 구도'를 형성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동력 중 하나는 탄탄한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7승 2패 평균자책점 2.40)과 토종 에이스 원태인(8승 3패 평균자책점 2.51)이 쌍두마차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다. 여기에 3선발로 힘을 보태고 있는 백정현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백정현은 15일까지 12경기 선발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경기 연속 '최소 5이닝'을 책임졌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회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활약이 꾸준하다. 안정감이 돋보인다. 최근 페이스는 더 인상적이다. 지난 1일 인천 SSG전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했다. 8일 대구 KIA전에서도 5⅔이닝 무실점. 13일 대구 NC전에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6월 월간 성적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이다. 19⅓이닝 무실점. 5월 약간의 부침(4경기 평균자책점 4.43)을 보였지만, 궤도에 다시 오르면서 순항 모드를 시작했다. 의미가 있는 활약이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원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풀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 두 차례나 부상(종아리·팔꿈치)으로 이탈해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2019년 데뷔 첫 규정이닝을 넘겼고, 2020년 개막전 선발 중책까지 맡아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운했다. 그는 지난 2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FA 자격)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편안하다. 의식도 안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 중이다. 도쿄올림픽 태극마크도 노린다. 백정현은 지난 3월 발표된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왼손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구창모(NC)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유희관(두산)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 성적만 봤을 때는 왼손 선발 자원 중에선 가장 낫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차우찬(LG)과 함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백정현에 대한 물음표가 많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부상 이력까지.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노련하게 버텨내는 힘이 생긴 모습이다. FA와 태극마크,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정도로 그의 가치가 올라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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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괴물 투수'가 된 폰트, 그래서 더 '관리'가 필요할 때

'변수'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SSG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1)의 얘기다. 폰트의 상승세가 뜨겁다. 최근 9경기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인 4월 7일 인천 한화전(2이닝 4피안타 4실점) 패전 이후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최근 4경기는 평균자책점이 1.33(27이닝 40탈삼진 4자책점)에 불과하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 중 한 명이다. SSG는 5월 말 선발 로테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토종 에이스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이 투수 아티 르위키와 문승원마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수술이 결정돼 시즌 아웃됐다. 르위키는퇴출당해 대체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가 지난 12일 입국,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팀의 2~4선발이 비슷한 시기에 이탈한 초유의 상황이다. 폰트는 뿌리째 흔들린 SSG 선발진의 희망이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 8이닝 12탈삼진 1실점 쾌투로 팀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12일 인천 키움전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흠잡을 곳 없는 개인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투구 수와 이닝 소화다. 2007년 텍사스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 데뷔한 폰트는 선발과 불펜 경력이 반반이다. 데뷔 초창기엔 선발 등판 횟수가 많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불펜 비중이 커졌다. 선발로 뛸 때는 긴 이닝을 소화하는 유형이 아니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이 2017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기록한 134⅓이닝. 개인 100이닝을 넘긴 시즌이 2009년(싱글A), 2015년(독립리그) 그리고 2017년 세 번밖에 없다. KBO리그 규정이닝에 해당하는 144이닝을 넘긴 경험이 없다는 건 불안요소다. 주로 불펜으로 뛰다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시즌 말미 어려움을 겪는다. 무리하게 투구 이닝을 늘리다가 부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심상치 않게 나온다. 긴 호흡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공교롭게도 폰트는 최근 투구 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4월까지 88.8개이던 경기 평균 투구 수가 5월엔 95.9개, 6월에는 99.7개까지 수치가 급등했다. 12일 키움전에선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투구 수 116개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 연속 100구를 넘겼다. 그에 대한 의존도가 투구 수와 이닝으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폰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16⅓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어깨 통증으로 휴식기를 가졌던 이력까지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2일 폰트에 대해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13일까지 58이닝)은 아니지만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좌우될 전망이다. 폰트의 어깨가 무겁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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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S] '10K' 커리어 나이트 원태인, 그는 경기 후 "죄송하다"고 했다

"죄송했다." 13일 대구 한화전이 끝난 뒤 원태인(21)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의외였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실점 쾌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7일 두산전 패전의 아쉬움을 만회하며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탈삼진 능력이 돋보였다.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했다. 종전 최다는 지난해 5월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한 6개. 한화전 악몽도 함께 끊어냈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 한화전에 3경기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9.49(12⅓이닝 16실점 13자책점)로 부진했다. 7월 29일 맞대결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실점으로 무너졌다. 여러 가지 이유로 좋은 기억이 없던 상대였지만 이날 만큼은 완벽함에 가까웠다. 원태인은 경기 후 "오늘 경기 전 분석을 하는 데 지난해 한화전 평균자책점이 9점대라고 하더라.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나에게 강점이 있는) 강경학 선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상대 전적이 안 좋았던 오재일 선배처럼 그런 관계를 만들기 싫어서 전력으로 했다. 코치님께서도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들어가라고 했고 (강)민호 형 리드대로 따라갔다"고 공을 돌렸다. 강경학은 지난해 원태인 상대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무안타로 침묵했다. 원태인은 투구 수 91개를 기록한 뒤 7회부터 배턴을 심창민에게 넘겼다. 원래 계획은 7회까지 소화하는 거였다. 원태인은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하다가 오른 검지에 약간 불편함을 느꼈다.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프로) 3년 차는 관리 받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요일 경기에서 불펜을 아껴야 하는데 손가락이 그렇게 되는 바람에 (심)창민이 형이 갑자기 몸을 풀고 올라갔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가락 부상이 아니었다면 7회까지 맡아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원태인이 생각한 선발 투수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작은' 부상에 목표했던 '7이닝 소화'가 불발됐다. 그렇다고 호투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이날 경기 후 허삼영 삼성 감독은 "선발 원태인이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 삼진도 10개를 잡는 등 오늘 구위가 훌륭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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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두려움 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이승민은 기대만큼 보여줬다

"두려움 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 정규시즌 개막 전 허삼영 삼성 감독이 내린 '대체 선발' 이승민(21)에 대한 평가다. 이승민은 지난달 30일 깜짝 소식을 접했다.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들은 것. 삼성은 스프링캠프 기간 토종 에이스 최채흥이 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해 대체 선발이 필요했다. 당초 오른손 투수 양창섭의 발탁이 유력했지만, 허삼영 감독은 최종적으로 이승민을 선택했다. 허 감독은 "경기 운영이 가장 안정적이다. 두려움 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 포수 의도대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구고를 졸업한 이승민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고 사자 군단에 합류했다. 지난해 곧바로 1군에 데뷔해 첫 승까지 따냈지만, 성적(1승 3패 평균자책점 6.84)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2군에서의 활약(7승 2패 평균자책점 3.56)을 1군에서 이어 가지 못했다. 장점으로 평가받는 제구력이 1군만 오면 흔들렸다.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40㎞를 넘지 않는 투구 스타일상 제구가 불안하면 마운드에서 버텨낼 힘이 없었다. 개막전 5선발로 낙점된 뒤 이승민은 자기 반성을 했다. 그는 "지난해 던지면서 느낀 게 많았다. 2군에서는 자신 있게 던져서 좋은 결과가 있었는데 1군에 오면 긴장이 많이 됐다.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너무 구석구석 던지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는 맞더라도 자신 있게 던지려고 생각한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이승민은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약속'을 지켰다. 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6-1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후 4연패 늪에 빠져있던 팀을 구해내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탈삼진 개수가 말해주듯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진 못했다. 직구 최고구속도 137㎞에 머물렀다. 대신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노리며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고 결정적인 수비 도움도 받았지만, 그 바탕엔 공격적인 투구가 있었다. 변화구로 배트를 유인하는 것보다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볼질을 하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지난 시즌 문제점을 극복했다. 감독의 기대대로 두려움 없이 공을 던졌다. 그러자 승리가 따라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09 05:30
야구

[IS 피플] 적장도 놀란 '깜짝 선발'…으리으리한 '신인' 이의리

적장도 놀란 '깜짝 카드'였다. 정규시즌 개막 2연전 선발 등판이 예고된 신인 왼손 투수 이의리(19·KIA)의 얘기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29일 이의리의 4월 4일 잠실 두산전 선발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4월 3일부터 시작되는 시즌 개막 2연전 중 두 번째 경기를 신인에게 맡기겠다는 의미. 보통 개막 2연전은 외국인 투수들이 맡는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텍사스)이 미국으로 떠난 KIA라면 더욱이 외국인 투수 듀오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의 선발 등판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계획은 달랐다. 브룩스와 멩든 사이에 이의리를 집어넣었다. 대구에서 소식을 전해 들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의리의 선발 등판을) 예상한 건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이) 두 번째 나올 수 있다고 그랬냐"며 취재진에게 관련 내용을 되물었다. 이어 "공이 좋더라. 특히 (홈플레이트 앞에서) 떠오르는 공이 좋다. 이강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학교 후배라고 하더라. 김진욱(롯데)과 이의리는 고등학교 수준이 아니다"고 극찬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으로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다. 졸업반이던 지난해 고교리그 성적이 2승 2패 평균자책점 2.31(34⅔이닝 53탈삼진 9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74에 불과했다. 김진욱, 장재영(키움)과 올 시즌 1군에서 활약한 신인 투수로 기대가 크다. 순항을 이어갔다. 지난 25일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윌리엄스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손아섭·이대호·마차도·안치홍을 비롯한 주전들이 대부분 출전한 롯데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시속 150㎞에 육박한 빠른 공과 체인지업, 커브를 절묘하게 섞어 롯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이의리를 체크한 윌리엄스 감독은 개막 2연전 선발 중책을 맡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브룩스-멩덴 조합을 예상한 두산으로선 깜짝 놀란 카드였다. 김태형 감독은 "(이의리가) 많은 부담을 갖고 던지길 바라야 한다. 부담을 안 가지면 신인답지 않다. 아픔을 겪어야 좋은 투수가 되지 처음부터 잘하면…감독도 그런 취지에서 (개막 2연전 선발로) 보내는 것 같다"며 특유의 농담으로 에둘러 경계심을 드러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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